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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지개의 끝 (채수욱 연출, 창작집단 오늘도 봄)

저번주는 정말 예기치 않게

연극 [갈매기]에서 연출하는 지인을 만나

예기치 않게 다음 날에도 대학로로

연극 '무지개의 끝'을 보러 왔어요.

 

"요즘 대학로에서 소문난 연극이

있는데 꼭 보러가야 해요!"

라길래 솔깃해서 따라 나섰어요.

저번주에 보길 정말 잘 한 게

이번주는 평일부터 매진이더라구요.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공연계를 위해

'서울시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 선정이 된

'창작집단 오늘도 봄'의 작품이더군요.

알아보니 생긴 지 얼마 안 된 단체였어요.

 

 

 

 

 

공연은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진행되었어요.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 바로 앞에 있는

소극장인데, 지나만 다녔지 관극은 처음이었어요.

숨겨진 맛집 느낌이랄까?

 

 

 

 

출연인원을 6명

5명은 1인 1역이고

공재민 배우는 죽은 아빠, 김선생,

공인중개사 역할을 맡았어요.

 

 

 

 

 

이 공연도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해서 그런지

안그래도 아담한 공연장이 만석이었어요.

옆 사람 어깨 안 닿아서 좋았어요.

(하지만 객석 수가 적어서 까딱하다간

티켓을 못 구해서 못 본다는 게 함정!)

 

 

 

 

 

무대가 특이해서 공연을 보고난 뒤에

무대만 찍어봤어요. 다 보시면 알겠지만,

극 중 무대인 가정집을 그린 것과 동시에

커튼콜 때는 갤러리처럼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만든 '고도'의 디자인 컨셉이었어요.

 

문 디자인도 미술작품 같고

극중 화장실도 엘레베이터 모양이네요.

크... 연출과 무대 디자이너 센스가 굿!

 

 

 

 

 

극이 상당히 재미있으면서 전개가 빨라요.

빠르면서도 웃음 포인트를 쌓아가서

점점 빠져드는 작품입니다.

 


아버지의 제삿날에 펼쳐지는 일들을 

그렸는데, 이게 왠걸, 슬프지가 않아요.

 

왜냐면 바쁜 일들이 워낙 많이 일어나요.

아들은 아버지의 시가 적힌 종이를

유언장으로 알고 호들갑을 떨고

치매 걸린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바쁘고,

어머니와 할머니가 살기 좁은 집을 팔고

무엇을 할 것인지 티격태격하고,

딸 부부는 갑자기 이혼한다고 하고

그렇게 스피디하게 따라가다보면...

죽은 아버지의 영혼이 옵니다 ㅋㅋㅋ

 

뭐라 줄거리를 정리하려 해도 ㅋㅋㅋ

그냥 줄거리는 예매페이지를 보시고,

감상평을 정리하자면...


이 연극 재미있어요. 정말 재밌어요.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이 웃다보면

1시간 반 정도가 순삭할 정도?

그리고 다 보고 나면 나름 따뜻합니다.

이런 게 가족인가 싶고. 

 

이런 작품은 상황을 쌓아가면서

타이밍에 맞게 터뜨려주는, 그런 연출과

배우 연기 합이 정말 중요한데요.

이 작품은 그 두 가지가 잘 맞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한 슬랩스틱도 없고, 억지 설정도 없이

이렇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품, 정말

엄지 척이네요!

 

이렇게 잘 만든 작품이라니,

그것도 작, 연출을 다 했다니!!

이번 작품이 연출 입봉작인 채수욱 연출의 

다음 작품이 정말 기대되네요!